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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서노 아역들...

오미향

201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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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저질 체력을 위해서 수영장을 다니게 된 건,이제 일년하고도 반이 지났다.근력이 없어서 나이는 40대 초반이지만,실제로는 60대 할머니 근육나이가 나왔다.이렇게 운동안하시면 골다공증 걸리신다는 의사의 말에 허걱 수강신청을 하고 , 그 텃새가 심한 여자들의 암투와 권력이 시작되는 곳으로,텀벙 뛰어 들었다.사람사는 곳엔 다 계급화,서열화가 있듯이 수강신청한 수영시간에도 넘버원 왕언니,넘버투 언니가 군림하고 있었다.난, 그것도 모른채,속도도 느리면서 왜 앞에서 길을 터주지 않는거지?나이가 많으면 빠지시든가,중급으로 내려가든가?하는 마음으로 넘버원언니의 발을 뒤에서 따라가면서 자꾸 손으로 건드렸다.앞에선 언니는 나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었나 보다.자기 페이스도 모르고,규율도 모르는 아이하나가 들어와 수영장물을 흐린다 생각하였나 보다.솔직히 난 어렸을 때 오빠와 유소년 와이엠씨에이 수영단 선수여서 초등학교 때 배운 기본기가 있어서 가끔씩 하다 단체로 강습받는 것은 처음이라 많이낯설어서 적응이 안되고,스피드 조절도 못하고,앞이 막히면 운동안된다고 불만을 하나 가득 안은 체,교통사고를 당해 사고

를 당해 한달정도 쉬었다 수영을 하니,나의 체력이 급저하되어 맨 뒤로 도태되었다.그러는 사이 나이드신 언니들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고 조금씩 가까워져 이젠 커피도 끝나면 마시면서 아줌마의 수다의 진수를 맛본다.

처음엔 적응의 시기가 끝나 평화의 시대가 도래하여 운동이 붙어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눈만 뜨면, 아이들 아침에 학교 픽업한 후 집 청소도 뒤로 하고,수영을 하러 가는 건지,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건지,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라 암튼 일석이조라 생각하고,내가 갖고 있었던 넘버원,수영장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깨부수는 작업이 끝나갈 즈음,한가족같은 분위기에 젖어 오히려 일요일날이 원망스러운 날도 있었다.아이들과 남편과 함께 주말을 보내야 하는 의무감으로 몸은 집에 있지만 마음은 벌써 수영장에 풍덩 다이빙하고 있다.

그럴즈음, 수영장 물갈이가 시작되었다.중급에서 고급으로 넘어온 신입회원이 왜 이리 넘버원 언니가 느리냐고 자기가 일번하면 안되겠냐고 수업중에 불쑥 끼어들라고 하는 것이였다.

작년 초년병 시절의 내가 오버랩되면서 참으로 민망해졌다,

넘버원 언닌 화가 나서 내가 빠지면 너가 1번 해라.그리구 너말구 여기 수영잘이 사람들도 많은데 새로온지 하루도 안되어 이러면 안되는 거 아니니?하셨다.

내가 일년전이란 시간과 사고가 없어으면 나도 신입생처럼 이렇게 사고하는 것이 합리적인 듯 했다.운동하러 온거지 예의나 규칙을 배우러는게 아니잖아 하면서...

그러나,그것은 나의 커다란 착각이였다.

달이 바뀌어 우리의 넘버원 언니는 자존심의 상처를 입고,자유수영으로 신청하셔셔 우리 수영시간전에 30바퀴를 돌고,언니를 따르는 삼총사 친구들 과 함께. 신입생이라는 아이는 넘버원의 타이틀을 달고 수영을 하는 것이 아닌 듯 날라다닌다.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은 수영이 아니라 노역이라 하고,해병대로 입대한 기분이라 한다.수영병기로 키우는 것이 아닌데,스파르타체력이 뛰어난 신입생을 따라 갈수는 있지만,타인에 대한 세심한 배려-일례로 배형을 하면서 발을 심하게 차면 옆 레인에 오는 사람 입에 물이 들어갈까 발차기를 그 순간엔 멈추고,자유형 속도가 빠르면 앞 사람을 손으로 자꾸 부딪쳐 자신의 발차기는 하지 않고 완급조절하면서 팔로만 한다든지,그리고 끝줄이 아직 완주하지 못하였을땐 다 같이 기다려주고,다음 레슨 같이 듣고 ,그 때서야 출발해 주는 센스,가끔가다 지칠 때 한마디씩 투욱 던지는 우스게 소리에 모두 한바탕 시원하게 웃게 만드는 그런 리더를 그리워하며 다들 떠난 후 리더의 존재가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며 구관이 명관이라고 그분을 그리워한다.

소중함을 느꼈을 땐 이미 우리를 등지고 새로운 곳으로 떠난 후라는 사실이 더욱 가슴아프다.

왜 이런 나의 이야기를 오래 하냐면,토요일에 안성에서 멀지않은 천안에서 우리 딸이 공연하는 창작 뮤지컬 <소서노>를 예술의 전당에서 보게 되었다.

졸본의 왕 연타발의 공주로 태어났으나,삼촌인 연무발의 왕권에 대한 욕심으로 형을 죽이고,조카인 소서노까지 불태워 죽이려는 음모를 미리 알고 ,주렴의 도움으로 죽음만은 모면한체, 자신의 실체를 알지도 모른 채 숲속에서 사슴들과 16년 동안 살면서,무예와 사냥을 하며 생활할 때 부여에서 병사들에 쫓기는 주몽을 구해주며 서로의 사랑으로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는 아버지의 원수 연무발에게 왕의 자리를 다시 찾아오고,새 왕조 고구려를 건국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소서노,진정한 여제의 모습으로 백성들의 신음과 아픔등을 모성본능으로 보듬어 주고,주몽의 정복국가 팽창을 저지하며 화친외교로 비류국과 조약을 맺으며,더 이상의 전쟁은 모든 국가의 백성들에겐 기근,가족과의 생이별,전쟁고아들 발생(여기서 아역들이 나오는데 지치고 허기져 배고픈 거지역으로,발레를 하던 아이들이 항상 백조의 호수처럼 분장하고 공연하다 고구려 시대 고아로 분장하니 모두 다 울상,얼굴에 검은칠하고,그런데 도우미 해주시는 아역배우 어머니가 너희들에게 지금은 다시 올 수 없는 좋은 기회다,너희가 살면서 언제 거지역할을 이런 큰 무대에서 해보겠니,그러니 거지라고 슬퍼하지 말고 정말로 전쟁으로 인해 가족을 잃어버리고,배고프고,지친 모습으로 진짜 뮤지컬 배우처럼 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는 조언에 아이들은 금방 얼굴엔 웃음꽃을 피며,자신의 역할에 맞게 여기 더 까맣게 해주세요.

머리도 너무 이쁜 거 아니에요.더 헝클어주세요,저두요 저두요,다들 난리법석입니다.

저역시 울딸이 소서노 공주의 아역이 아니라 거지,백성이라는 역할이라 들었을 때 조금은 우울했습니다.기왕이면 주인공이였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면서 그리고 1부 한시간 2부 한시간 총 2시간 공연에서 아역들은 2부 도입부 10여분 마지막에 백제 건국의 생명의 씨앗을 뿌려 백제가 번성하는 춤추는 장면,그리고 공연후 커튼콜.그래서 리허설한다고 학교를 한 주나 결석하며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예원중학교 언니들이 하는 아역을 모두 보고와 집에서 연습하며 동영상 찍은걸 보고 보고 또 보고 완벽하게 노래와 안무를 외우고 하는 모습을 보고 울딸의 새로운 면을 보게 되어 나도 조금 충격을 받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엔 열정과 몰입을 하는구나,아~바로 이게 적기구나.자신의 의지로 선택해서 왕의 신탁을 받아들인 소서노의 당당함.그리구 탁월한 정치와 외교능력.이런 사람을 우린 이길 수가 없을 것이다.비단 공연을 하면서 분장실에서 서울예술단 단원들이 몸풀고,목소리풀며 자신들의 역에 몰입하려고 하는 감정의 다스림을 보며 아역아이들도 많은 것을 배웠으리라,화려한 무대조명과, 수많은 관객들의 함성뒤엔 수십 수백번의 턴연습으로 쓰러지지 않고 오롯이 설 수 있는 무한반복의 연습량과 기다림의 시간을 잘 조율하여 미세한 감정흐트러짐도 허락하지 않는 프로배우들의 철저한 자기관리.그리고 팬들에겐 항상 예의로 인사하며 사진촬영과 싸인공세에도 싫은 표정없이 자기관리해주시고,이런것들이 공연의 연장선상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교육이라 생각한다.

더 이상의 의미없는 엄마의 잔소리보단 확실히 효과적인 살아있는 교육이다.

소서노처럼 강인한 리더십과 어머니처럼 자상하고 따뜻하게 백성을 마음에 품고,현실에 안주하지 않고,자신의 권좌를 지키기 위해 서로 다른 꿈을 갖고있는 주몽과의 결별을선택해 부여에서 아버지을 찾아온 유리에게 2대 고구려 왕을 계승하게 하고 자신을 따르는 백성과 온조와 비류를 데리고 한강이남의 위례(지금의 천안 직시읍)로 도읍을 정하고 제 2의 나라 백제를 건국하고 온조를 왕위에 앉힌다.그녀의 역동적인 삶과 여제로서의 강인함을 우리딸 <주정하>의 마음속에 영원한 삶의 나침반이 되어 인생의 네비게이션역할을 해주었으면 감사하겠다.

우선,이 뮤지컬을 나의 딸로 인해서 만날 수 있음에 다시 한번 나의 딸 <주정하>에게 감사하고,또 이 서사를 고증을 찾아 상상과 사실을 넘나드는 환상의 세계로 인도해주신 예술감독님 정혜진 선생님-아이들에겐 무서운 카리스마로 세심한 연기지도와 분량도 야금야금 조금씩 늘려주시고,예술단원님들도 쉬는 시간 짬짬이 아이들 연기지도해주시고 이때 우는거야,이때 잠에서 눈비비고 일어나는 거야,이때 메달리는거야,등등 디테일한 자세까지 잡아주시고,김길려음악감독님의 심금을 울리는 피아노소리와 오케스트라의 협연,여자인 저의 눈에서도 하트가 뽕뽕뽕 나옵니다.무대의상도 탁월한 예술적 안 목으로 진정 아름다움의 미학은 여기서 출발하는구나.고구려 선조들의 미적 감각을 조금 이나마 타임머신을 타고 경험한듯한 삼족오의 문양과 검등 스케일이 웅장한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닌가 싶다.아쉬운 것은 공연후 삼족오나 유리가 주몽을 찾기위해 소나무 밑에서 찾아 갖고온 반쪽짜리 검.(이건 공연후 부자지간에 꼬옥 사서 기념으로 소장하고픈 아이템일 듯,아님 연인들이 커플링처럼 하나씩 나누어 갖고 있던가?)서소노 캐릭터,주몽,연무발등 등장인물의 캐릭터 등도 있었으면 한다.이탈리아의 베로나란 도시는 줄리엣의 생가로 그집앞에 줄리엣의 동상으로 수십수백명의 세계인들을 모여들게 하고 로미오라 줄리엣의 조각상들처럼 소서노도 한국의 천안하면 소서노란 테마도시로 거듭났으면 한다.천안하면 호두과자,그리고 이젠 소서노라면

나의 과욕일까?이제 더 이상은 어린이날 피터팬 로빈훗 백조의 호수,백설공주등 졸업하고 싶다.순수 우리것의 창작물 주몽 ,박연등 ,소서노 유관순 신사임당 정도전 등 역사를 책으로 암기하는 것이 아닌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고 오감을 활짝열고 받아들이는 그런학생들의 수요일 단체관람으로 살아숨쉬는 역사교육을 보여주는 것도 좋을듯하다.역사의식도 고취하고 독도 영토분쟁도 잠식 시킬수 있는 우리민족의 자긍심과 우리것을 지키고 우리만 좋아할것이 아니라 한류열풍으로 창작 역사 뮤지컬도 브로드웨이에서 기립박수를 받고 영국의 에딘버러 축제에서도 연일 매진세례를 이어갔으면 한다.

우리의 넉넉하지 않은 가계부에서도 한달에 한번이라도 연극 문화공연 티켓비 00,000하는 내역서가 매달 증가되길 바란다.2만원짜리 양사이드라도 좋다.그 분위기에 젖어 우리의 노후를 더욱 풍성하게 하였으면 한다.

나의 딸과의 동행도 엄마와의 추억으로 기억될테고,나의 남편과는 그 시대의 주인공으로 감정이입되어도 보고,모임에서는 쓸데없는 수다로 인심공격이안닌 고상한 취미 생활로 업그레이드된 실버 인생으로 거듭날 것이며,지역문화발전에 기여도 하고,생각만으로 흐뭇해진다.한번의 공연으로 많은 깨달음을 주신 소서노 모든 관계자분들과 천안시민들게 진정으로 감사함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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