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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불수교 130주년 기념 프랑스 로렌 국립 오케스트라 관람후기

박소영

2016.11.17

 

서울에서 살다가 친정인 아산으로 내려온 지 7년째.

서울에서는 종종 예술의전당에 방문하고 특히 4월 교향악 축제 때 자주 클래식 음악을 접했었는데 고향으로 내려온 후 결혼과 출산으로 공연장 방문은 꿈꿀 수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사실 아산에 온 후 몇 년이 지나 천안 예술의전당이 생겼다는 것도 들었고

가끔씩 거리의 플래카드를 보면 향수처럼 아쉬운 마음도 느껴졌지만 체념하고 지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친한 지인의 초청으로 7년 만에 공연장에 가던 날, 마침 비가 오던 그날은 아기가 아팠기 때문에 못 가겠다고 내심 취소하고도 싶었지만

영화도 아닌 클래식 공연을 취소하고 다시 볼 수도 없고, 저 없이 혼자 들으러 갈 지인에게 미안하여 빗속을 운전하여 공연장에 도착했습니다.

 

마음으로는 연주될 음악을 미리 들어보고 참석하고도 싶었습니다만

워킹맘인 저는 간신히 천안예당 웹사이트에서 레퍼토리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 프랑스 로렌 국립 오케스트라.

자크 메르시에 지휘, 김수연 협연(바이올린)

드뷔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랄로, 스페인 교향곡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제가 클래식에 그리 조예가 깊은 것은 아니어서 빈필이나 베를린필, 뉴욕필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케스트라만 몇 개 알 뿐인데 로렌 국립 오케스트라는 처음 들어봤고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외 다른 곡들은 낯설어서 혹시 지루하지는 않을까, 또 아기가 열이 더 오르지는 않았나 복잡한 생각들을 하며 자리에 앉았습니다.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은, 드뷔시가 인상주의 예술운동의 일환으로 목신의 관능적이고 신비로운 환상을 표현한 곡이라 합니다.

플루트로 시작하는 첫 부분은 귀를 황홀하게 하여, 찬 가을 빗속을 달려온, 며칠 동안 밤에는 아기를 간호하고 낮에는 일을 해야 했던 제 메마른 마음을 녹여주고 제 주름진 미간을 펴 줍니다.

평안함 속에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오케스트라는 잘 모르지만 제법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이 시작됩니다.

저 협연자는 누구인가! 한국인으로 보이는데 날카롭고 정확한 연주가 일품이어서, 공연이 끝나고 휴대폰을 켜면 반드시 그녀가 누구인지 찾아보고 그녀의 다른 공연에도 가 보리라 결심하게 하였습니다.

다른 청중들도 마찬가지였는지 스페인교향곡이 끝나고 3번의 앵콜이 이어졌고 김수연 협연자는 이에 계속 응하여 멋진 무대를 선사했습니다.

 

세 번째 레퍼토리는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입니다.

연주도 좋았지만, 내가 지금껏 보아왔던 지휘자도 저랬던가? 손의 움직임이 너무나 섬세하여 연주자와 악기를 바라보던 다른 때와 달리 넋을 잃고 지휘자를 바라보았습니다.

 

이번 공연은 지인의 선물이었는데, 저는 그보다 훨씬 큰 선물을 받았다고 느꼈습니다.

마음의 정화를 누가 누구에게 줄 수 있을까요?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선물입니다. 다음날 시간을 내어, 위 세 레퍼토리를 담은 CD를 구해 지인에게 선물하였습니다. 그날 받은 감동은, 음악을 바로 다시 들어야 오래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만든 분, 그것을 연주하여 감동을 나누는 분, 제가 있는 이 곳까지 그 감동을 전할 수 있도록 오케스트라를 초청해 주신 분, 이번 공연에 저를 초청해 주신 지인, 아픈 아기를 저 대신 돌보아 주신 분.. 덕분에 바싹 말라가던 워킹맘의 마음과 정신이 시원한 가을비를 맞았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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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도착은 최소한 30분전까지는 완료하고 10분전에는 자신의 좌석에 앉아 편안한 마음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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