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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카르멘

정나라

2013.12.04

국립오페라단의 '카르멘'을 보았다. 한달 전부터 손꼽아 기다리던 공연이었다.

문학작품에서 만났던 카르멘은 야생적인 검은 눈동자에 약간 나이가 있고 오만할 정도로 도도하고 허스키한 목소리의 풍만한 여인으로, 거침없는 성격에 그녀가 서있는 공간마저 불타오르는 장밋빛으로 만드는 아우라를 가진 여인......

오페라에서 만난 카르멘은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이 어딘지 연상되는 귀여운 여인......
감정에 솔직하고 도발적이고 자유분방해서 자기 운명을 거침없는 붓으로 휙휙 그려내는 매력은 잘표현했다. 하지만 집시라기엔 너무 우아해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산 바람같은 여인이 아니라 부잣집에서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외동딸이 자유분방한 느낌이 들었다. 좀더 활화산같고 전율시키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뭔가 아쉽다. 아름다운 노래와 음악은 참 좋았는데 공연장의 음향이 너무 작게 들려서 전달이 잘 안됐으며, 조명도 무대를 더 화려하게 비춰주었으면 싶었고, 자막화면이 너무 작아서 주변에서도 집중이 안된다는 말이 많이 들려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죽음이 목전에 와도 '카르멘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하며 호세의 칼을 맞고 쓰러지는 그 순간까지 한치의 흔들림없이 자기 운명을 살다간 자유로웠던 모습과 귀여운 꾀꼬리처럼 즐거움을 노래하던 모습, ' 날 사랑하면 위험해져'라던 유혹적인 노래, 에스까미요가 입장하던 투우장의 환호는 머릿속에서 떠나가지 않는 아름다움으로 남는다.

자신의 영혼을 춤과 노래, 행동으로 오롯이 투영하며 살다간 여인 카르멘.
난 무엇이 두려워서 제대로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고 사는 것일까?
내 안의 틀을 깨고 내 열정이 이끄는 대로 살다가고 싶다. 
나와 같은 동경이 그녀를 영원히 추앙받게 할 것이다. 부럽구나, 불멸의 카르멘!

fsjjwin@spo.go.kr 2013.12.14. 16:00 공연 희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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